인지심리학의 점화 효과(priming effect)에 관한 예시와 실험

 

점화 효과(priming effect)는 앞서 접한 정보가 다음에 접화는 정보의 해석 및 이해에 영향을 주는 심리 현상을 가리킨다. 1980년대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노출이 많은 관련 단어들을 쉽게 생각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시

예를 들어, 최근에 '먹다(eat)'라는 단어를 본 적 있다면, 'so_p'라는 단어를 보고 비누보다는 수프(soup)라는 단어를 만들 확률이 더 높다. 반대로, 최근에 '씻다(wash)'라는 단어를 본 경우에는 수프보다 비누(soap)를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이처럼 먼저 제시된 단어가 나중에 제시된 단어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점화 효과라고 한다. 앞선 예에서는 '먹다'가 '수프'에 대한 생각을, '씻다'가 '비누'에 대한 생각을 점화시켰다.

 

이런 점화 효과는 다양한 형태로 일어난다. '먹다'라는 단어가 머리에 들어있다면, 누군가 안 들릴만큼 속삭이거나 아주 흐릿한 글자로 '수프'를 제시하더라도 그 단어를 보통 때보다 더 빨리 인식한다. 또한 수프뿐만 아니라 과자, 다이어트, 지방, 포크 등 그와 관련된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점화된 생각들은 강도는 약할지라도 다른 생각들을 점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화 효과는 개념과 단어에만 국한되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행동과 감정은 전혀 모르는 사건들에 의해 점화될 수 있다.

 

 

먼저 제시된 단어가 나중에 제시된 단어의 처리에 영향을 준다.

 

 

존 바그의 점화 효과 실험

존 바그(John Bargh)의 실험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를 사용해 문장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한 실험 집단에게는 Florida, forgetful, bald, gray, wrinkle과 같은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제시했다. 단, 직접적으로 '노인'이라는 단어를 제시하지 않았음에 주목하자.

 

본 과제를 마친 실험 참가자들은 복도 아래쪽 사무실로 가서 다른 실험에 참가했는데, 다른 사무실로 갈 때의 그 짧은 걸음은 실험에서 매우 중요했다. 연구원들이 학생들의 이동 속도를 측정해 본 결과, 노인들을 주제로 한 단어들을 가지고 문장을 만든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더 천천히 복도를 걸어 내려갔다. 이 실험에서는 두 단계의 점화 과정이 개입되었다.

 

• '늙었다'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더라도, 실험에서 제시한 단어들이 노년에 대한 생각을 점화시켰다.
• 이렇게 점화된 생각은 노인처럼 천천히 걷는 행동을 점화시켰다.

 

이 모든 일이 무의식 상태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어느 누구도 단어들에 노인과 관련된 공통 주제가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즉, 의식적으로 노년을 자각하지 못했는데도 그들의 행동이 바뀐 것이다.

 

 

점화 효과와 관련된 유명한 실험

이런 점화 효과와 관련된 유명한 실험이 하나 더 있다. 우리는 즐거우면 미소를 짓는데, 미소를 지으면 즐거워지기도 한다. 입술을 오므려 연필을 문 사람과 입술을 당기고 연필을 문 사람이 있다. 전자는 자연스럽게 얼굴이 찡그려지고, 후자는 자연스럽게 얼굴이 미소를 그리게 된다. 이 상태에서 한 만화의 유머 수준을 평가하라고 했을 때, 자신이 웃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한 채 '웃고 있던'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던 사람들에 비해 만화를 더 재미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점화 효과는 무의식에서 발생하지만, 정보를 해석하는 방식에서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점화 효과와 관련된 더 많은 연구를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점화 효과(priming effect)와 관련된 연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