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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처리이론은 인지심리학의 핵심 이론 중 하나로,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에 빗대어 정보처리적인 관점으로 설명한다. 이런 정보처리이론은 최근 유행하는 인공지능 연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보처리이론에 기반하여 인간의 기억에 대해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인 애킨슨과 쉬프린(Atkinson-Shiffrin)의 기억 모델에 대해서 알아보자.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이란?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에는 감각 기억, 단기 기억, 장기 기억이라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다고 한다. 이 기억 모델은 아주 고전적이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관한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흔히들 말하는 '단기 기억' 및 '장기 기억'이라는 용어가 이 모형에서 나온 개념이다. 인간은 외부에서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정보의 자극은 감각 기억으로 지각되고 단기 기억에서 처리되며, 장기 기억에 저장된다. 즉,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억을 세 단계의 저장소로 나눈다는 것이다.

     

    애트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
    애트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

     

    감각 기억

    감각 기억은 오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최초로 저장하는 장소로, 정보처리 용량은 무한대이지만 그 지속시간은 매우 짧다. 들어온 정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정보는 단기 기억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빠르게 잊혀지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이 감각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은 정보는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 저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단기 기억(=작업 기억, STM)

    단기 기억은 감각 등록기에 들어온 정보 중에서 주의집중을 한 정보들과 장기 기억에서 인출된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기 기억의 지속 시간은 짧으면 수 초, 길어도 2~3분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단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정보는 약 7±2개로 제한되어 있다.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청킹(정보를 의미있는 단위로 묶어서 처리하기), 자동화, 이중처리(작업기억의 각기 다른 정보를 함께 처리하기), 반복 시연, 조직화, 정교화 등의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여 단기 기억의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넘기게 된다.

     

    단기 기억의 용량과 관련하여 가장 유명한 연구는 조지 밀러의 '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단기 기억 용량은 약 7±2개인데, 청킹(Chunking)을 통해 실질적인 기억 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12개로 이루어진 202109240930 숫자를 보자. 이 숫자들을 하나씩 그대로 외우려고 한다면 단기 기억의 용량을 초과하여 외우기가 힘들지만, 2021 0924 0930과 같이 3개의 덩어리로 묶어 암기하면 같은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3개의 용량만 차지하기 때문에 낱개로 외우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암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같은 정보라도 조직화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장기 기억

    마지막으로 장기 기억(LTM)은 단기 기억을 거쳐 들어온 정보들이 오랫동안 저장되는 곳이다. 장기 기억의 저장되는 정보의 양과 시간은 무한대라고 한다.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해서는 부호화, 공고화, 저장, 인출의 4단계가 필요하다. 즉, 새로운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그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여(부호화), 기억을 확립하고 견고하게 하며(응고화), 시간에 걸쳐 기억을 파지하고(저장), 저장된 기억에서 정보를 꺼내는(인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판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은 인간의 기억에 대해 간결하게 설명했지만, 감각 기억은 일종의 프로세스일 뿐 기억의 일부가 아니며 단기 기억 및 장기 기억을 더욱 세분화해야한다는 비판 또한 받게 되었다. 이러한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에 대한 비판에 근거하여, 배들리(Baddeley)의 작업 기억 모델, 중다 기억 체계 모델(multiple-memory system model) 등이 제안되었다. 배들리(Baddeley)는 단기 기억이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곳이 아니라, 기억 내용에 대한 인지적인 작업이 발생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작업 기억은 중앙 집행기, 시공간 메모장, 음운 회로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모델을 제안하였다. 장기 기억 역시 의식적인 기억(외현 기억)과 설명할 수 없이 자동으로 수행되는 기억(암묵 기억)으로 나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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