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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의 대량 학살 시대가 끝나자, 사람들은 독일의 나치 장교들이 어떻게 최고사령관의 부당한 명령을 받들어 1,200만명의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가스를 마시게 하고, 교수형에 처하고, 고문을 가하여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당시에는 어린 시절에 엄격한 게르만식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 훗날 지시에 따라 누구에게 어떤 짓이든 가할 수 있다는 가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것은 당시 유행한 '권위주의적 성격'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961년, 스물일곱 살의 예일 대학 심리학과 조교수 스탠리 밀그램은 이런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권위에 대한 복종을 연구하고자 했다.

     

     

    무엇이 권위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그는 사람들이 파괴적인 복종에 굴복하는 이유가 개인의 성격보다 상황 그 자체에 있다고 믿었다. 즉, 대단히 설득력있는 상황이 생기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일지라도 도덕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명령에 따라 잔혹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관점을 견지했다.

     

    밀그램은 그러한 자신의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심리학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위대한 실험을 계획했다. 실제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동하지 않는 가짜 '전기 충격 기계'를 만든 것이다. 그러고는 수백 명의 지원자들을 모아 한 사람에게 치명적일 정도로 강한 전기 충격을 가하라고 명령했다. 사람들은 이 기계를 진짜로 믿고 전기 충격을 가했다. 하지만 전기 충격을 받는 사람은 실제로 돈을 받고 고용된 배우로, 가짜 고통을 연기하고 심지어는 죽은 것처럼 가장했다.

     

     

    산업용 전기 디스플레이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과연 명령을 받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 명령을 따랐을까? 평범한 시민의 몇 퍼센트가 충격을 가하라는 실험자의 명령에 순종하였으며, 그 중 몇 퍼센트가 명령을 거부했을까?

     

    신뢰할만한 권위를 대면했을 때, 62~65퍼센트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힐 정도로 명령에 복종했다. 밀그램은 사람들이 명령에 따를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65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치명적인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가짜 전기 충격 기계'에는 300V 이상의 충격을 주면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표시가 되어있었고, 실제로 300V에 도달한 순간부터 연기자는 전기 충격을 받으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그만둘 것을 간청하였음에도 65%정도의 실험 대상자가 450V까지 전압을 올렸다는 것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35퍼센트의 사람들이 실험자와 그 상황을 거부했음을 의미한다.

     

    밀그램은 반항적인(?) 실험 대상자와 순종적인 실험 대상자 사이의 성격적 특성 차이를 알아내보고자 했으나, 순종적이거나 반항적인 사람들의 고정적인 성격 특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추가 실험

    밀그램이 실험 환경에 변화를 주어 시행한 추가 실험에 따르면, 실험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스피커로 명령을 들은 경우 사람들이 거부하는 확률이 늘어났고, 가짜 실험자를 추가하여 그 가짜 실험자가 높은 전압의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실험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 실험 대상자 또한 가짜 실험자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실험을 거부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결론

    이와 같은 밀그램 실험은 윤리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심리학의 연구윤리에 관해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이 이후 심리학 연구 방법은 많은 부분 변화하였으며, 실험 참가자에게 연구 과정 및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해야한다는 중요한 절차가 삽입되게 되었다.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은 의도적으로 가짜 실험 속에 진짜 실험이 숨겨져 있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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